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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 ... 東闕



평창초에 전학가서 제일 난감했던 일은 과제물이다. 그 중의 하나가 할미꽃 뿌리 채취였다. 분유깡통으로 하나씩 할미꽃 뿌리를 캐어 오는 것이 과제였다. 모르면 아는 애들에게 달라붙는 것이 상책이다. 분유깡통을 구해주고 따라나섰다. 학교 오른편의 논길을 따라 양지바른 산소 주변으로 올라갔다. 할미꽃이 지천이였던 기억이난다. 할미꽃 주변을 적당히 파내면 굵게 수직으로 박혀있는 뿌리가 드러난다. 10센티정도 흙을 파내고 잡아당기면 수월하게 빠져나온다. 한시간도 안되어 깡통가득 할미꽃 뿌리를 캐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친구에게 도대체 왜 할미꽃 뿌리를 학교에 내야 하는지 물었다. 그 녀석 하는 말이, '먹으면 바로 죽는다'였다. 나중에 주번을 하면서 할미꽃 뿌리를 재래식 화장실 속으로 한줌씩 뿌렸다, 찬바람이 불때까지 살충제 대용으로. 영평정 뿐만 아니라 태백이나 삼척같은 석회암 지역의 할미꽃은 대개 하늘을 본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궁궐에 심을 꽃은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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