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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瓜

여러 차례 이야기 했듯이 모과는, 나무 껍질이 벗어져서 변재와 심재의 경계가 없는, 좀 특이한 나무다. 그래서 예전부터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상징이였다. 율곡 선생이 불혹에 해주에서 지은 책이 있다. 격몽요결, 격몽은 '몽매하여 따르지 않는 자를 깨우치거나 징벌한다'는 주역에 나오는 단호한 말이다. 그 책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이 있다.

當正身心(당정신심)하여 表裏如一(표리여일)이니 處幽如顯(처유여현)하며; 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겉과 속이 한결같게 하여야 할 것이니, 깊숙한 곳에 있더라도 드러난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處獨如衆(처독여중)하여 使此心如靑天白日(사차심여청천백일)을 人得而見之(인득이견지)니라; 혼자 있더라도 여럿이 있는 것처럼 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율곡 선생이 하시고자 했던 이야기는 결국 愼獨이지 싶다. 울안에 나무를 심으면 困하다하여 피하면서도, 오죽헌과 서애 선생을 모신 병산을 비롯한 서원 등 班家와 書院의 안마당을 모과가 차지했던 연유를 다시 살핀다. 계몽주의 철학자, 존 로크가 말했다, I have always thought the actions of men the best interpreters of their thoughts.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같은 이야기지 싶다. 세상 살면서 제일 편한 것이 맘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선생은 살아 생전에 이리 이야기 했지 싶다, '제발 마음에도 없는 말을 씨부리고 다니지 마라, 이 木瓜만도 못한 밥버러지들아!' 그리고 그 잔소리를 들은 해맑은 영혼들은 생전에 스승께서 하셨던 말씀을 기리며 안마당에 모과나무를 심었지 싶은데, ... 결국 표리여일은 간 곳이 없고, 앞뜰에 나이든 모과만 푸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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